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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ga Bank 파산 가능성

Finance

by firstlove 2009. 2. 7.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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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개월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미국 거대은행들의 파산 소식에 놀라기도 했고 또 그 놀란 만큼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베어 스턴스나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소식에 얼마나 경악했던가?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미국의 소규모 은행들의 파산은 이미 뉴스거리도 안된지 오래다. 그만큼 악재인 뉴스도 자꾸 듣다 보면 익숙해져 면역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주목해야 할 것은 아직도 거대은행들의 파산 위험이 상존해 있다는 것이다. 그에 더해 실물경제의 악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과연 실물경제가 심각하게 무너지고 있는 마당에 거대은행이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사실 거대은행들이 이번 위기의 주범이다. 그들의 무분별한 파생상품에 대한 자기거래로 인해 지구촌 전체가 이런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당연히 사라져 버렸어야 할 거대은행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그 명줄을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글의 목적은 그들의 파산 가능성과 또 파산에 직면한 그들이 어떻게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그리고 막 시행된 자통법이 대한민국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에 대한 개인적 판단이자 견해이다.

BOA와 시티그룹은 미정부의 강력한 구제금융책에도 불구하고 파산할 수 있다. 이들 두 메가뱅크는 말 그대로 미 정부의 구제금융이라는 산소탱크에 의해 연명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그 은행들은 여전히 피를 흘리고 있는 중이고 미 정부는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이 두 거대은행에 투하된 돈만해도 9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금액이 얼마나 큰 금액인가는 미국 10대 은행에 속하는 PNC 뱅크, 선트러스트 뱅크 그리고 State Street 뱅크의 자본금을 다 합친 것보다도 큼에서 알 수가 있다. 다음은 산은에서 발표한 자료이다. 그들의 손실만큼 어마어마한 돈이 그들의 자본 확충에 투하되었다.
 

메가뱅크 자금조달 현황.jpg

그런데 우습게도 이 900억 달러는 그들의 위험자산에 대한 익스포저에 비하면 매우 작은 금액이다. 다음 그림은 QCC 리포트에서 분석한 미국 거대은행들의 리스크 차트와 그들의 자본 대비 거래 상대방의 파산 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자산의 크기를 나타내는 차트이다.
 

메가뱅크 위험자산노출현황.jpg
 
그림에서 보듯 그들이 가진 자산 중 거래 상대방의 파산 위험에 노출된 파생상품 총액이 자신들의 총 자본의 몇 백 퍼센트 이상이 된다. 최고는 HSBC이나 시티그룹의 자본 대비 위험자산 비중이 259.5%에 달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알 수 있다.

이들 은행이 생존이 무척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은 다음과 같은 판단에 기초한다. 물론 생존할 수도 있겠지만 엄청난 피를 흘리고 나서야 살아날 수 있을 것이다.
 
우선 그 두 은행은 너무나 엄청난 부실화 가능성이 있는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BOA와 시티그룹의 자산을 합치면 약 3.9조 달러이다. 이 금액은 자신들이 받은 구제금융액의 43배에 달한다. 말 그대로 엄청난 구제금융액을 퍼 주어도 언 발에 오줌누기이다.

그런데 불행이도 더 큰 손실이 기다리고 있다. 경제의 수축이 계속되면 이들 은행이 갖고 있는 자산들이 급속히 위험에 빠질 수가 있으며 또 실제로 그렇게 되고 있다. 즉,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신용카드 대출, 자동차 대출, 주거용 부동산 대출 등이 계속 불량화되고 있다. 즉, 그들의 자산이 휴지가 되어 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경기침체는 이들 은행의 손실을 더욱 부추길 것이다. 다음 차트는 산은의 보고서에서 발췌한 미국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보여준다. 주택용 부동산을 후행하면서 상업용 부동산이 추락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하락.jpg
최악은 이들이 거대 파생상품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BOA와 시티그룹은 파생시장에서 이등, 삼등을 하는 은행이다. 이 시장에서 그들의 포지션은 약 78조 달러에 달한다. 이 금액은 지난 해 파산한 리먼이 갖고 있던 파생상품 규모의 10배의 크기다. 이들의 파산은 적어도 리먼 파산의 10배 정도의 강도를 갖게 된다. BOA와 시티 그룹은 파생상품 중에서도 가장 위험하다고 하는 CDS 거래에서도 역시 2위와 3위의 포지션을 갖고 있다. 이 두 은행이 갖고 있는 CDS 규모는 5.8조에 달한다. 이 금액은 그들이 미 정부에서 받은 구제금융 900억 달러의 60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런 관점에서 제이피모건체이스 역시 안전하지 않다. 현재 미정부와 월스트리트는 이 은행만큼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OCC에 따르면 세 개의 메가뱅크 중 제이피모건체이스가 실제로 가장 큰 레버리지를 갖고 있다. 즉, 자기자본 대비 약 400% 이상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위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 은행의 CDS 규모는 9.2조 달러에 달한다. BOA와 시티그룹을 합친 금액의 2배에 달한다.

이들 은행의 주가를 살펴보자. 지난 1년 동안의 차트이다. BOA와 시티그룹 순이다. BOA와 시티그룹의 주식은 거의 휴지나 다름없다. 이런 주가로는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아야 한다.

BOA KBW Bank Index.jpg

시티그룹 KBW Bank Index.jpg
이런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미국 정부가 이들 메가뱅크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월 스트리트는 오바마 행정부가 배드 뱅크를 설립해 그들의 부실자산을 털어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미 정부가 그 은행들을 국유화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 이유는 위의 두 가지 접근방식 모두 월 스트리트의 위기를 그저 미 정부의 위기로 옮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2009년 미국의 재정적자는 약 2조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들 부실 자산 전부를 인수해 그 적자폭을 키운다? 글쎄다. 국유화가 정답이지만 월 스트리트는 목숨을 걸고서라도 그것을 막을 것이다. 결국은 배수의 진을 치고 납세자들의 돈을 자기 돈인 냥 축내면서 목숨을 연명할 것이다. 미정부가 무엇을 하든 모기지, 파생 특히, CDS 시장의 붕괴는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은행의 부실은 심화될 것이다. 자신감의 결여, 두려움. 패닉을 멈출 수도 없을 것이다. 누구도 이 금융위기를 원래 상태로 돌려 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미 정부는 결국 실패할 것이다.

한가지 그래도 생존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것은 시티그룹의 최근 행보이다. 시티그룹은 자신들의 증권사업부문인 스미스 바니를 모건 스탠리에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자회사인 니코코디얼증권도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파생상품 자기거래의 원흉인 증권부분을 떼어내고 그들이 원래 해왔던 전통적 상업은행으로의 복귀를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거의 같은 날 대한민국에서는 자통법이 발효되었다. 이제 은행, 보험사를 제외한 모든 금융기관의 영업영역에 제한이 없어졌다. 즉, 마음대로 자기거래 특히,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일부 언론은 이것을 마치 커다란 발전이나 되는 듯이 국민을 속이고 있다. 지금의 금융위기가 규제 없는 파생상품에서 출발했다는 진리를 잊은 채 대한민국은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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