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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컨설팅 리포트/저항할 수 없는 비전 제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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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rstlove 2009. 8. 23.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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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톤컨설팅 리포트/저항할 수 없는 비전 제시하라

 

성경을 보면 이집트의 파라오가 꿈에서 7마리의 건강하고 살찐 소와 7마리의 마르고 약한 소를 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요셉은 이 꿈에 대해 이집트가 7년간 풍년을 맞은 후 곧이어 7년간 흉년을 겪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흉년에 대한 해결책은 바로 풍작일 때 곡식을 충분히 비축해 두어 흉년기에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이처럼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된다면 얼마나 편리할 것인가.

미국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과거 호황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었던 점을 확대 해석했고 이것은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각 기업이 전혀 실현할 가능성이 없는 성과에 대한 과잉기대와 거품이 형성됐던 것이다.

 

2000년 초 이래 미국 주식시장에서 10조 달러 이상의 가치가 날라갔고 이로 인해 투자자 불안이 증폭되고 투자 의욕은 악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각 기업은 목표수익을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으며 많은 기업들이 막대한 부채규모를 떠안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제성장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짐으로써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상당수 고위 경영진이 겨우 평균 수준에 불과한 성과와 지속가능성이 없거나 혹은 투명하지 않은 경영관행으로 얻은 성과를 근거로 호황기 동안 지나친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생각이다.

 

현실성없는 경영관행 타파해야

고위 경영진이 변화와 위기에 대처하는 데 7년을 투자할 수는 없다. 경영진은 어려움이 닥쳤을 때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경영진의 즉각적인 대응을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호황기를 거치면서 당연한 것으로 각인됐으나 현 상황과는 위험할 정도로 동떨어져 있는 경영관행과 신념을 극복해야 한다. 경영진은 전사적으로 기업개발 및 운영 원칙을 재고하고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의 경영 환경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에 얼마나 많은 난관이 존재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전례 없는 성장의 동인이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하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자본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 개선으로 자본비용 하락 -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각 기업의 시장 리스크 프리미엄(market risk premium)은 6%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수익성의 증대 - 1985년 이전까지 미국 내 최상위 규모의 대기업들은 7% 내외의 수익성을 기록했다(수익성은 현금흐름투자수익률, 즉 CFROI로 측정함). 그러나 과거 5년간의 수익성은 11% 수준을 유지했다. 이것은 같은 기간 동안 소요된 자본비용의 두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비록 최근의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CFROI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어느 수준으로까지 하락할 것인지 그리고 하락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각국 대기업의 평균 성장률 급신장 - 세계화 추세, M&A 열풍, 기술의 발전 그리고 높은 GDP 성장률의 영향으로 강력한 성장을 실현할 수 있었다.

이런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1980년대 이후 20년간, 연 15%에 달하는 전례 없이 높은 총주주수익률(TSR)이 실현됐다. 이는 과거 어느 시기에도 찾아볼 수 없었던 기록이다.

호황기를 거치면서 투자자와 기업 모두 호황기에 적합한 강력한 원칙을 준수하게 됐다. 그리고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원칙을 계속 고수하고 있다.

 

일례로 CEO들은 여전히 두 자릿수의 주당수익(EPS)을 실현하겠다는 허황된 목표를 설정해 두고 있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공개적으로 15%의 EPS 증가율을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러나 과거 시장 상황을 조금만 돌이켜보더라도 장기적으로 7 내지 8%의 EPS 증가율이 보다 현실적인 기준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향후 10년간의 시나리오

오늘날과 같은 불확실성의 시기에 이러한 접근법을 따른다면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물론 향후 10년간의 시장 상황을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10년에 대해 다음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볼 수는 있다.

 

지금까지 각국의 유수 기업들이 구가한 높은 CFROI는 점차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고 기존의 가격책정 기준점(price umbrella)은 그 영향력을 잃게 될 것이다. 그리고 CFROI에서 거품이 빠지면서 정상 수준이 회복된다면 주식시장은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질 것이며 성장을 위한 재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도 줄 것이다.

 

주식가치의 거품이 빠지면서 주가는 각 기업의 본질가치와 일치하게 될 것이며 심지어 본질가치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과거의 경우를 보더라도 이런 일은 실제로 발생하였다). 그리고 각 기업 주가가 본질가치 이하로 떨어지면 주가 하락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베이비붐 세대가 보유 자산을 은퇴 후의 소비지출을 위해 사용하는 시점이 오면 주식가치 하락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비현실적으로 책정되어 있는 EPS(주당수익)를 달성하고 주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 각 기업은 미래 성장의 원천을 파괴하면서까지 단기 성과에 집착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 기업들은 단기 성과를 얻기 위해 무리한 경영을 서슴지 않을 것이며 결국 미래 성장의 근본을 파괴할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을 방지하기 위해서 CEO들이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인가? 불확실성의 시기를 이겨낼 수 있는 경영원칙은 다음과 같다.

 

1.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라.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오로지 펀더멘털이 건전한 사업만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포함돼야 한다.

1990년대에는 성과수준이 상위 3분의 2에 포함되는 기업이라면 적정 수준의 주가 상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위 3분의 1 혹은 그 이상에는 속해야 주가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낮은 CFROI를 기록하고 수익성 없는 비즈니스를 계속 끌어안고 있으면 기업은 결코 적정 수준의 주가 상승을 바랄 수 없을 것이다. 각 기업 경영진은 수익성 낮은 비즈니스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해당 사업부의 회생 작업을 시작하거나 이런 사업부를 신속하게 포트폴리오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그리고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남아 있는 사업은 장기적으로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하며 이를 위해 경쟁우위를 지속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

 

2.성장을 가로막는 내부 장애요소를 제거하라.

장기적인 시각으로 볼 때, TSR(총주주수익률) 상승에 기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업의 성장이다. 이익이나 자산 생산성의 제고 이상으로 TSR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매우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떤 기업에서건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요소가 자리잡게 되고 신규 비즈니스를 구축할 수 있는 기업의 역량이 저해된다.

지나치게 '민주적인' 자본 할당, 라인 매니저의 빈번한 교체 그리고 경영진이 무리한 경영을 실행에 옮기도록 만드는 단기성과에 대한 집착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무리 없이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시기라면 각 기업은 이런 잘못된 관행을 간과해 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이런 관행을 눈감아주고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은 없다.

 

3. EPS의 한계 인정하고 다른 지표에도 주의 기울여라.

물론 성장은 중요하다. 하지만 경영진은 EPS(주당수익) 성장에만 집착하는 사고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EPS 증가라는 결과가 낮은 투자수익률과 이익 감소라는 대가를 바탕으로 실현될 경우 EPS에 대한 맹신을 하루 빨리 버려야 한다. 다른 기업과의 상대적 가치평가지표를 개선하는 것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상대적 가치평가지표로는 미래 성장의 가능성뿐만 아니라 회계적 리스크, 조직운영 리스크 그리고 경영진의 신뢰성도 파악할 수 있다.

절대적 가치평가지표는 주로 통제할 수 없는 거시 경제적 흐름과 업계 동향을 반영하는 데 반해 상대적 가치평가지표는 통제와 관리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새로이 등장한 여러 기법을 활용하면 각 기업은 가치평가지표를 좌우하는 요소를 분석하고 각 전략적 행동이 이 지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4. 가치창조로 이어지는 M&A를 활용하라.

사실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에 M&A를 시도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인수기업 후보들도 M&A 비용으로 환산되는 자사 주식의 가치가 급락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별다른 M&A 시도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결과를 보면 호황기에 M&A를 성사시킨 기업보다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졌을 때 적극적인 기업 인수를 펼친 기업의 TSR(총주주수익률)가 장기적으로 보다 우수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식가치의 거품이 빠질 때, 무엇이 비즈니스 가치창출로 이어지는지를 이해하는 경영진은 훌륭한 인수 기회가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놓치지 않는다. 또 경기 침체기를 오히려 성과 달성으로 이어지지 않는 자산을 매각하고 자사와 나아가 동종 업계까지도 구조조정 할 수 있는 기회로 포착할 수도 있다.

현 상황에서 M&A를 통해 성공을 이루고자 하는 기업의 경영진은 M&A를 일관된 기업 전략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M&A를 단기에 이익을 증폭시킬 수 있는 방안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5. 투자자와 직접적으로 대화하라.

투자자 신뢰가 악화되고 있는 지금, 각 기업은 특수목적용 법인, 합병 그리고 해당 업계 고유의 회계 관행을 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된다. 각 기업은 장기 주주들과도 직접적인 대화에 임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각 기업은 주요 고객층에게 적용하는 전략적 원칙을 투자자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6. 임원진 보상을 재조정하라.

스톡옵션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사실은 스톡옵션이 경영진의 주주가치 창출을 독려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스톡옵션을 채택할 경우 경영진은 비즈니스에 대한 개인별 기여도와 상관없이 경기가 활황일 때 보상을 받는다 (반대로, 경기 침체기에는 개인 성과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일종의 처벌을 받는 셈이다).

지금이야말로 절대적인 TSR 수치가 아닌 동종 업계 내의 상대적인 TSR를 근거로 고위 경영진에 대한 보상을 책정해야 할 때다. 또 임원 보상을 장기 성과가 지속되고 있는지의 여부와 연계시켜야 한다.

신중하게 선별된 동종업계 기업 그룹과 비교하여 도출된 자사의 상대적인 성과야말로 회사에 대한 경영진의 실제 기여도를 반영한다.

 

이상의 경영원칙뿐만 아니라, 고위 경영자로서 불확실성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다음의 원칙을 통한 조직원의 '감정경영'도 필요하다.


① 저항할 수 없는 비전을 제시하라.

저항할 수 없는 비전을 가진 리더들은 성공을 보장하는 신뢰할 만한 계획을 내놓는다. 이러한 비전은 현실적이면서도 야심찬 것이어야 한다. 즉 건전한 사업적 판단에 기반을 두면서도 동시에 감정적으로 사람을 잡아 끄는 요소를 담고 있어야 한다.

직원들의 두뇌와 마음을 동시에 사로잡아야 하는 것이다. 두뇌는 목표와 전략에 대한 초점을 잃지 않도록 해주고 마음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 에너지를 공급해 준다. 효과적인 직원관리를 위해서는 목표만큼이나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프로세스에 초점을 맞추는 회사는 더 많은 하향식 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성공적인 기업의 최고 경영자들이 보다 실천적이고 직접적으로 미래 비전 설정에 개입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고 경영자만이 조직 내 정치갈등을 해소하고, 문제의 핵심에 접근하여 경쟁력 있는 변화를 창출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항할 수 없는 비전을 갖추기 위한 또 하나의 전제조건은 그 비전을 지지하는 리더에 대한 신뢰이다.

과거의 비전 및 이니셔티브들이 모두 대단히 성공적이었다면 직원들이 새로운 비전을 중심으로 뭉치고 이 비전을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일은 상대적으로 간단할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까지의 작업에 오점이 많고 성과가 그다지 좋지 못했다면 서둘러 오점을 없애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② 지속적으로 의사소통 하라.

직원들에게 효과적으로 비전을 전달했다고 단정짓지 말라. 다시 한번 확인하라. 전체 직원들이 모인 조회시간에 짤막한 연설을 했다고 해서, 혹은 화상 비디오로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해서 직원들과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경영자는 가능하면 많은 직원, 고객, 그리고 협력업체들과 직접 만나 이들의 고충 혹은 불만을 직접 들어주고 경영자로서 이들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이 기회를 이용해 경영자로서, 리더로서 자신이 갖고 있는 느낌과 생각을 이들에게 알리는 것 역시 빼놓아서는 안 된다. 신뢰성, 연대감, 그리고 인간적인 어필은 리더십에서 빼놓을 수 없을 뿐 아니라 거짓으로 흉내낼 수 없는 요소들이다.

간단한 확인법은 말단 직원에게 회사의 비전이 무엇이고 그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는 것이다. 직원이 이런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다면 분명 그 회사는 문제가 있다고 인식되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고위경영진이 직원들의 감정적인 측면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고 대화에 할애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조직 내 각 부서의 오피니언 리더를 활용하는 것이 하나의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③ 실적이 우수한 직원들에게 관심을 기울여라.

실적이 우수한 인재들에게는 항상 직업적 선택권이 주어진다. 불황 시에는 가장 뛰어난 인재도 이동을 삼가기는 하지만 회복 조짐이 실질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보다 나은 곳으로 뛰쳐나가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된다.

"능력 있는 사람이 또 한 명 떠난다"는 말이 돌게 되면 이 같은 인재의 유출은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갖게 된다. 침몰하는 배에서 모두들 뛰쳐나가듯 재능 있는 사람들이 조직을 떠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만드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

조직 내에서 누가 스타 플레이어인지 알고 있는가? 이들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이들은 기업에 대해 어떤 우려나 기대를 가지고 있는가? 가장 최근에 상위 성과자들과 일 대 일로 마주앉아 이들의 목표, 아이디어 그리고 기업의 성공을 위한 이들의 역할에 대해 얘기한 것이 언제인가?

이상의 원칙을 모두 따르면 결국 효과적인 기업 경영원칙을 얻게 된다.

그렇다면 불확실성 극복을 위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특히, 전쟁과 전략의 개념을 통하여 리더십을 분석해보도록 한다.

 

불확실성 시대의 리더십

프로이센의 전쟁 철학자 칼 본 클라우제비츠는 불투명한 환경 하에서의 리더십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끝없는 싸움에서 인간의 정신력이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상황이 암울하고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칠흑 같은 암흑 속에서도 진실의 희미한 빛을 감지해 낼 수 있는 지성이고 또 하나는 그 희미한 빛을 쫓아갈 수 있는 용기이다."

기업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고위 경영자 및 임원들에게 요구되는 리더십 또한 커진다. 증폭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리더들이 직면하게 되는 리더십 과제에 대한 통찰력을 가장 잘 제시한 책은 170여 년 전 19세기 칼 본 클라우제비츠가 군사전략에 대해 집필한 《전쟁론(On War)》이다.

클라우제비츠는 프랑스혁명으로 촉발된 사회·정치적 소용돌이를 경험했으며 나폴레옹 전쟁으로 인한 유럽대륙의 격동기를 지켜본 산 증인이기도 하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이야말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불확실성의 전형적인 영역이라고 규정했다. 또 나폴레옹의 예를 들며, 훌륭한 리더는 고도의 불확실성에서 탄생한다고 말했다.

클라우제비츠는 불확실성 속에서 필요한 3가지 기본적인 리더십 과제를 다루었다. 대규모 군사를 통솔하는 사령관에게 필요한 리더십 과제는 오늘날 대규모 조직을 통솔하는 기업의 CEO와 임원들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 번째 리더십 과제는 지성에 대한 것이다.

그것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에서의 '안개'(fog of war)라고 일컫는 불확실성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힘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경영자들은 불확실성이 심화되면 하나의 명확한 솔루션을 찾아 여기에 안주하려 한다.

리더들은 가치를 분석하고, 반박할 수 없는 절대적인 논리를 찾아내고 '정답'을 찾기 위해 애쓴다.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이 가중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무한한 범위의 가능성을 최소한의 범위로 좁히려 하고, 최대한 단시간 내에 해결책을 도출하려 한다.

그러나 클라우제비츠는 그 정반대의 길을 권고한다. 불확실성을
하나의 거대한 걸림돌로 인식할 것이 아니라 사업을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 즉 새로운 기회의 원천으로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따라서 불확실성을 방어적으로 대응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포용하는 자세를 권고하고 있다. 가능한 모든 대안, 가능성 그리고 시나리오의 범위를 최대한 확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클라우제비츠가 제시한 '양극성'(polarities)이란 단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고의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할 두 가지 행동을 양극의 범주에서 고려해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이 같은 양극성의 접근법을 택하는 이유는 종합적인 사고, 타협을 통해 '정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의 정형화된 솔루션을 도출하는 것을 피하고 양극의 솔루션을 심도 있게 탐구해 보기 위함이다.

서로 상반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두 가지 양극화된 힘의 범위를 체계적으로 숙고해 봄으로써 리더는 매우 불확실해 보이는 현실을 보다 명확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역량을 얻게 된다.

이 접근법의 일정 부분은 데이터 차원의 문제로 해석될 수 있다. 예컨대 데이터의 관련성을 재평가하고 전에 고려되지 않았던 정보를 고려하는 등의 데이터 활용도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사항은 판단력에 관한 것이다.

같은 데이터라고 할지라도 한번 더 살펴보고, 매우 다양하고 심지어 서로 상반되는 시각에 대해 다시 한번 숙고하는 것이다.
양극화된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할 경우, 리더는 클라우제비츠가 일컫는 리더의 자질, 즉 '무수히 많은 사물과 그 사물들간의 관계 중에서 가장 핵심이 되고 결정정인 요지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 같은 능력은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핵심적인 기반이 된다. 유능한 리더가 이러한 능력을 기반으로 취하는 행동은 외부 사람들에게는 다소 갑작스럽고 자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리더가 내리는 결정은 최상의 잠재 대안과 그에 따른 결과에 대한 직관적인 이해에 바탕을 둔다. 클라우제비츠는 이 같은 능력을 '일반적 시각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진실에 대한 빠른 인식'이라고 불렀다.

문제의 양극성을 숙고하는 과정에서 비록 모든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경영진은 행동을 준비할 수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행동을 취하기 위한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지적 이해에만 기반을 두는 것은 아니다. 행동을 취하기까지는 용기가 수반되어야 하며 개인적인 행동의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리더는 '자신에 대한 충분한 신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클라우제비츠는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순간의 혹은 상황의 절박함'에 밀려 신중하고 독자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종종 리더들은 특정 사안에 대해 매우 강력한 결심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너무나도 쉽게 이 같은 결심은 망설임과 우유부단으로 사라진다. 클라우제비츠는 "리더는 결단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동시에 잘못된 결정에 따를 위험 역시 인식한다. 그 결과 리더의 지적 능력은 본래의 강인함을 상실하게 된다" 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인 용기는 바로 이러한 시점에 필요한 것이다. 개인의 지적 통찰력과 용기가 하나로 합쳐질 때 클라우제비츠는 이를 '불확실한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의지력'이라고 부른다. 진정한 리더의 가장 큰 두려움은 "망설임과 우유부단함으로 다른 모든 두려움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서는 모든 것이 단순하다. 그러나 가장 단순해 보이는 것이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셀 수 없는 무수한 사건들로 그룹 전체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계획했던 목표에 못 미치게 된다"고 설파했다.

 

리더십 과제는 지적인 덕목도 심리적인 덕목도 아닌 실리적인 측면의 역량이다. 즉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복잡한 조직과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의 행동을 조직할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이것이 바로 관리자들이 말하는'실행'(execution)에 관한 과제이다.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대에는 효율적인 실행, 그 자체가 중요한 리더십 덕목이 된다.

 

때로는 가장 사소한 것들이 가장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는 행동에 앞서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이에 몰두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곧, 최전방에 위치한 조직원들을 직접 만나보고, 조직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심각성과 복잡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 때 줄리아니 시장과 같이 유능한 리더는 한 곳도 빠짐없이 모든 곳을 직접 살펴보고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실행과정의 구체적인 세부계획을 잘 파악해야 하는 것은 단순히 돌발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위함이다.

"전쟁 상황은 다른 그 어떤 상황보다도 예측 불가능하게 전개되며, 가까이에서 보이는 것은 멀리서 보이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고 클라우제비츠는 말한다.

리더가 이행의 세부계획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그는 예상치 않았던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

 

이렇게 리더가 이행과정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깊숙이 개입함으로써 전체 조직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클라우제비츠는 프랑스혁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열쇠는 프랑스의 전 국민과 전 자원을 움직일 수 있었던 역량에 있다고 설명하고 이것이 바로 전 유럽을 장악할 수 있었던 프랑스의 힘이었다고 해석했다.

따라서 국지적인 인력 혹은 자원의 에너지를 발산하도록 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은 불확실성과 변화에 조직을 적응시키는 데 매우 강력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

 

양극성을 포용할 수 있는 지적 창의력, 불완전한 정보에 기반하여 단호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 그리고 자원의 에너지를 발산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능력은 불확실성 속에서의 성공적인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인 동시에 전략의 밑거름이 되는 기본 요소이기도 하다. 전쟁이 불확실성의 대표적인 영역이라고 한다면, 불확실성은 전략의 원천이 된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하고 불확실성이 팽배해 있을 때는 그 어느 때보다도 CEO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된다. CEO들은 그러한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 적합한 리더십을 갖추고 명확한 경영원칙을 적용한다면 불확실성의 악영향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기업성과의 개선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 시대의 경영 원칙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라.
- 수익성 낮은 비즈니스를 과감히 제거한다.

성장을 가로 막는 내부 장애를 제거하라.
- 지나치게 '민주적인' 자본 할당, 잦은 라인 매니저 교체, 단기성 성과에 대한 집착 등을 버린다.

주당수익(EPS)의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지표에도 주의를 기울여라
- EPS를 맹신하지 말고, 미래성장가능성 회계적·리스크·조직운영 리스크·경영진 신뢰도 파악에 힘쓴다.

가치창조로 이어지는 M&A를 활용하라.
- 불황기 때 적극적으로 기업을 인수한다.
- 성과 달성 없는 자산을 매각한다.

투자자와 직접 대화한다.
- 주요 고객층에게 적용하는 원칙을 투자자에게도 적용한다.
임원진 보상을 재조정하라.
- 스톡옵션은 주가 창출을 독려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아니다.
- 절대적인 TSR(총주주수익률)가 아닌 동종업계의 상대적 TSR를
근거로 보상한다.

두뇌와 마음을 모두 사로잡아라.
- 저항할 수 없는 비전을 제시하라.
- 지속적으로 의사소통한다.
- 실적이 우수한 직원들에게 관심을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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