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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노트]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 Success=Q+I+S+M―P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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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rstlove 2008. 3. 2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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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ality=품질 관리 Innovation=고객 편에 서서 혁신 파악 Smarts=경영진 우수
Money=자금 조달할 수 있어야 P²ain=고객의 고통 덜어주는 제품을 ...

오늘도 실리콘밸리에서는 수많은 벤처기업가들이 제2의빌 게이츠, 제2의 세르게이 브린(구글 창업자)을 꿈꾸며 명멸한다.

벤처기업의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는 무엇일까? 얼마 전 벤처기업 세미나에서 벤처기업 '성공 방정식'이란 강의를 재미있게 들었기에 소개해 본다.

실리콘밸리에서 경영에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를 종합해 수학 공식처럼 만든 성공 방정식은 'S(Success)=Q + I + S + M - P²'로 요약된다. 한 항목씩 풀어 보자.

Q는 품질(Quality)을 말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기술 개발에 성공한 제품이 마무리 단계에서 상품화에 실패하거나, 당초 계획된 제품 기능이 생산 이후에 발휘되지 못해 사업이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품질 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리콘밸리의 성공 기업들은 베타 테스트(소비자들이 제품을 시험해 보는 것)와 알파 테스트(생산자가 생산 과정에서 하는 테스트)를 꼼꼼히 한다.

I는 혁신(Innovation)이다. 많은 기업들이 혁신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명백한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즉 제품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어떤 기능이 우수한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그동안 기술적·지식적 한계 때문에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해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즉 고객과의 관계에서 혁신을 파악한다.

S는 경영진의 우수성(Smarts)이다. 우수한 경영진은 고객과 지속적이고 원활하게 의사소통(Communication)을 하고, 제품을 고객에게 빠르고 쉽게 전달(Delivery)하는데 집중한다. M은 필요한 자금(Money)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마지막 P²가 재미있다. 이는 고통(Pain)의 제곱을 의미한다. 고객이 신제품을 계속 사게 하려면 고객이 갖고 있는 문제점, 즉 고통을 얼마나 많이 덜어주느냐가 매우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우수한 성능을 가진 신제품도 고객의 고통을 가중시키게 되면 시장에서 외면당한다. 제곱으로 표시되어 있는 만큼 그 중요성은 다른 변수에 비할 수 없이 크다.

고통의 예를 들어본다면, 고객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할 때 드는 시간,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까지 판매업자나 유통업자(그들도 고객이다)가 져야 하는 비용 부담 등이 있다. 필자가 아는 한 벤처기업가는 성능이 탁월한 반도체를 개발했다. 그러나 반도체 칩을 완제품에 장착하기 위해 기존의 완제품 디자인을 전체적으로 바꾸는 바람에 판매업자들에게 여러 가지 기회비용(고통)을 발생시켰고, 결국 판매는 실패로 돌아갔다.

이러한 성공 방정식을 경영에 적용해 성공한 대표적 기업으로는 실리콘밸리의 세계적 바이오테크 회사인 제넨텍(Genentech)을 꼽을 수 있다. 제넨텍은 스위스 제약업체의 자본(M)을 끌어들인 뒤 연간 총매출의 21%를 연구개발비에 투자, 혁신적(I)이고 고품질(Q)의 제품을 개발해 고객이 갖고 있는 암, 류머티즘성 관절염, 심장질환, 알레르기 등 고통(P)을 치료하고 있다. 지금 기업 가치는 무려 723억달러가 넘는다.

물론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하려면 경영에 성공 방정식을 적용하는 것 외에 투자를 어느 분야에 집중하느냐도 중요하다. 지난해 미국 벤처투자회사들의 투자 규모는 30억달러로 전년보다 22%가량 늘어났다. 업종별로는 인터넷, 반도체, 소프트웨어, 네트워킹 등 기존의 전통적인 기술 투자 이외에, 클린에너지와 바이오산업과 같은 신기술 투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예컨대 항공사인 버진 아틀란틱의 경우 항공업계 최초로 바이오디젤 연료를 사용해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비행했다. 이 비행에 사용된 바이오디젤 연료는 시애틀에 위치한 벤처기업 '임피리엄 리뉴어블즈'가 만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직 임원들과 실리콘밸리의 투자회사들이 1억1300만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초기에 투자해 성공시킨 기업이다. 추가로 계획된 신규 투자 자금도 1억달러에 이른다. 그만큼 실리콘밸리에서는 친환경 투자가 인기이다.

실리콘밸리의 전문가들은 클린에너지와 바이오산업 등 신소재 분야의 올해 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반도체업계 투자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으며, 특히 정보통신분야는 투자가 감소하는 추세이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다시 창업 열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닷컴 붐이 불던 1990년대 후반과는 업종이나 분위기가 약간 다르지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국 기업이 실리콘밸리의 성공 방정식을 염두에 두고, 투자 대상과 투자 파트너도 적절히 선택한다면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데이비드 리(David Lee) 벤처소스그룹 대표(미국 실리콘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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